말 그대로 대혼돈의 유니버스 같은 영화다. 무려 러닝타임도 2시간이 넘어서 클릭하기 전에 과연 끊지 않고 다 볼 수 있을까 걱정스러웠다. 다 보고 난 후에는 알 수 없는 감동의 혼란을 느낄 수 있는 희한한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 볼 자신은 없지만 뭔 말인지 알겠어요 감독님, ㅇㅋ
영화 초반에 주인공들이 미국에 사는 중국인이라 중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쓰면서, 혼란스러운 일들을 처리하면서, 서로 다투면서, 멀티버스에 대한 소개까지 정말 영화 제목처럼 <모든 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한 번에> 보여주는데, 벅찬 느낌이었다. 보다 보면 익숙해지는데, 조금 지루한 건지 괴로운 건지 억지스러운 건지 힘든 기분. 한 30분 버티면 익숙해진다.
의도한 건지 모르겠지만 혼란을 겪는 주인공과 함께 이 혼돈을 체험하는 느낌이 많이 든다. 관객들도 주인공이랑 마찬가지로 <이게 뭐람, 뭐가 뭔지 모르겠어>라는 기분에서 <아하, 아 이런 건가?>하는 쪽으로 넘어간다. 요즘 시나리오 쓰는 것과 영화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는데 도대체 이렇게 복잡해 보이는 시나리오는 어떻게 쓰는 거지? 촬영 순서는 어떻게 할까?라는 고민을 해보며 관람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랑이어라~>는 메시지를 얻을 수 있다. 전우주를 아우르는 중대한 문제라는 건 결국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나의 이웃과 가족 간의 이야기로 풀어낸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나 <매트릭스>, <센스 8> 같은 영화가 연상되는 영화다. 하지만 이들 영화보다는 좀 더 미국식 유머가 많이 가미된 모습이다. <데드풀> 같은 농담 + 왠지 <미셀 공드리> 스러운 꿈 장면이 마구 섞인 느낌? 마지막 엔딩 크레디트에 중국어가 직접 나오는 타이포그래피 디자인이 이쁘다. 인상적이었다.
'[리뷰] 영화, 다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 킹 : 헨리 5세, 2019 - 티모시 샬라메, 로버트 패티슨 주연 - 넷플릭스 (0) | 2023.03.01 |
---|---|
외계+인 1부 감상 후기 (안본사람한테는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음) (0) | 2023.02.19 |
[Netflix] Human Nature : 영원히 바뀌어버린 자연과 인간의 관계,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 (Crispr) 이야기 (0) | 2021.09.19 |
딥 마인드 알파고 다큐멘터리 (0) | 2021.09.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