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배우고 싶었나? 사실 몇 달 전부터 도모하던 일이 빠그라져서 갑자기 무계획에 엄청 심심한 상태였다. 개발 배우면 뭐 최소한 본업에 대한 지식이라도 얻는 거니까 손해는 아니겠지라는 헐렁한 생각이었다. (본업은 서비스 기획자)
처음 강의를 들은 건 코딩애플이 아니었다. 왜냠 그의 강의는 유료임으로 헐렁한 계획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유튜브에 네임드 개발 크리에이터 중 한 명인 xx의 강의를 들었다. (누군진 말하기 좀 그렇고, 암튼 사이트 가보니 꽤 많은 강의가 무료였음) 꽤 괜찮았고, 나름 커뮤니티도 잘 운영되는 듯 보였지만, 가르치는 방식이 쉬운 듯 좀 부담스러웠고, 커뮤니티 활동도 사실 크게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그냥 결이 안맞았다고 하자.
코딩애플. a.k.a. 어둠의 생활코딩. 유튜브에서 이분의 수상한 개발 강의를 본 적이 있다면 누군지 알 것이다. 너무도 신경 쓰이는 썸네일과 과감한 편집, 시크한 말투. 코딩할 것도 아닌데 영상 끝까지 봤다는 댓글이 엄청 많이 달려있다. 영상 길이도 엄청 짧음 (왠지 열받음) 이상한 사람이다 싶은데 보니까 홈페이지도 있어서 (구독 꽤 오래 했는데 몰랐음) 즉시 방문. 코딩애플을 찬양하는 후기들도 신기하지만, 생각보다 강의가 비싸지 않았고 (언뜻 강의 개수가 적어 보여서 불안한 기분도 들었음) 며칠 고민하다가 그냥 결제를 해버렸다. 결제하면 돈 아까워서 배우겠지 싶었다. 암튼 후기.
쓰고 보니 결국 나도 약간 구구절절 찬양하는 후기였음 ㅋ
전반적인 수업
정말 쉽게 설명한다. 심지어 본인을 세상에서 제일 쉽게 설명한다고 설명함.
여러 개발자님들과 일을 해봤지만 이렇게까지 평범한 머리의 인간 입장에서 설명하는 분은 드물었다. 물론 다들 엄청 인내를 하며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는 편이다. 근데 코딩애플 이분은 평범한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자다. (나 같은 빡대가리들을 잘 케어해 주심 ㅋㅋ) 사실 개발자님들이 어렵게 설명할 수밖에 없는 건 이해는 된다. 전문가 입장에서 전문적인 내용을 전문적인 용어를 제거하고 설명하는 건 일단 정확하지 않아서 불편하고, 추상화를 해야 돼서 엄청 힘들고 귀찮다. 근데 그것을 해내심. 농담하는 듯한 말투도 취저. 가끔 귀엽게 됐다!라고 하시는 것도 취저. (개발자특, 농담 잘 안 함. 아 나한테만 그러는 건가? 혹은 본인들끼리만 알아들을 수 있는 농담함. 전혀 비하는 아니고 그냥 농담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 섭섭. 근데 이분은 웃긴 편)
자신감을 심어준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수많은 후기들처럼 자신감을 심어준다. 이런 건 몰라도 돼요 같은 말도 자주 해주시고 (알고 싶지 않았는데 개이득) 막연하게 어떤 정석적인 방법을 배워내야만 한다는 기분이 들기도 했는데, 일단 굴러가면 된다고 칭찬해 주심. 그런 게 마음을 편하게 한다.
자립심을 키워준다
숙제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로 기습 숙제가 많다. 숙제가 얼핏 쉬워 보이는데 막상 혼자 하려면 쉽지 않다. 이상해. 숙제내고 해설 잘 안 해주는 부분들도 있는데 게시판 검색해 보면 대부분 비슷한 문제를 겪은 사람들 투성이라 해결할 수 있는 편이다. 숙제하느라 구글 검색하고 하다 보면 같은 문제를 다른 강사에게 배운 사람들의 코드를 잔뜩 볼 수 있는데 (똑같은 거 엄청 나옴) 확실히 군더더기 없는 가장 심플한 방법들을 많이 배우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모르는 코드 잔뜩 치는 것보다 내가 친 것들이 뭘 하는지 알 수 있어서 편하다고 할까. 딱 내가 알아들을 수준으로 발라서 배울 수 있게 해 줘서, 이후에 덧붙이는 살들이 무엇인지 (혹은 필요 없는 것들이 뭔지) 이해할 수 있어서 전반적으로 언어를 다루는 데 있어서 편안해진다. 강의 끝날 때쯤이면 구글 검색, 콘솔 보고 확인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웬만한 건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살짝 안좋은 후기.. 일까?
사실 안 좋은 후기도 좀 보았는데, 아마 강의가 짧고, 백과사전 식 혹은 떠먹여 주는 식이 아닌 것도 사실이라서 배우다가 만 느낌이 들 수는 있다. 너무 핵심 개념만 다뤄주고 마는 느낌이 들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문법 요소를 다 다룬다거나, 실무에서 있을법한 것들을 다 훑어주지는 않는다. 내가 코딩애플이 아니라서 의도는 알 수 없고, 개발자로 취직할 생각은 없어서 (본업이 있으니) 내가 문제 삼지 않는 것일 수도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빠르게 기본 원리를 배우고, 실제 응용하면서 개인 프로젝트 만들면서 배워야 배울 수 있는 종류의 일 아닐까 싶다. 학원 다니면 포트폴리오 구성해서 나오는 식도 나름 도움은 될 것 같은데, 계속 혼자 찾아가면서 해야 하는 것이 이 일 (사실 모든 일의) 특성인 거 같아서, 특별히 나는 뭐... 그런 부분에 대해선 별 생각이 없다. 개인적으로 다 배우고 나서 막연한 기분은 없다.
사이트 UX는 시크하다. 왠지 멋있어 ㄷㄷ (내가 썼던 댓글이 입력폼에 영원히 남아있는 것도 멋있어 시크해 ㄷㄷ)
1. HTML/CSS
완전 초보용 강의. 웹이나 앱에서 비개발직군이라면 들으면 좋을 것 같다. 전체 강의를 듣는데 3일 정도 걸린 것 같다.
사실 모르는 건 아니었는데 개발이 실무도 아니고, 다룰 일도 당연히 없다. 근데 아무래도 기초가 되는 언어다 보니 중간에 업그레이드된 비교적 최근 방식이라던가 하나씩 레벨업 하듯이 알려주는데, 직접 내 머리를 굴려가면서 코드를 짜면서 만나는 불편함이나 문제점들을 새로운 방식이 해결해 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이런 과정이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다. 실무에 있으면서 react니 flutter니 다양한 언어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는데, 개발자 입장에서 해당 언어의 장점에 대한 설명을 100% 이해하지 못했는데 (그냥 문제점이 뭐고, 장점이 뭐고 등을 설명받고, 전문가를 믿고 선택하는 편) 단번에 이해가 된 기분이랄까. 뭐 여전히 백퍼는 아니겠지만, 암튼 왜 자꾸 그런 게 생기는지 이해함. ㅋㅋ
2. JavaScript
1주일 정도면 다 들을 수 있다. 역시 초보 용이지만, 정말 쌩초보였던 나는 드디어 마지막 과제는 끝까지 해결하지 못했다.
(아 왜 로직은 맞는데 안되냥. 환장하겠네. 일단 묻어두고 Node.js로 넘어감) HTML/CSS 듣고 바로 들어서 좋은 점은 앞에서 JavaScript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연습이 된다는 점이다. 외울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익숙하지 않았던 몇몇 부분들이 손에 익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앞부분은 엄청 쉬운데 역시 뒤로 갈수록 생각대로 안 되는 것투성이다. 근데 신기하게 어찌어찌 해결하면 다음엔 어려웠던 것들이 금방 익숙해진다. 근데 또 모르는 게 나온다. 좌절한다. 익숙해진다. 의 무한 반복이다. 마지막 숙제를 잘 못 해결해서 조금 좌절한다로 끝나있는 상태.
상대적으로 다루기 쉬워 보이는 JavaScript만 잘 다뤄도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실무에서의 앱이나 웹에서 자주 사용되는 기능들은 어떻게 보면 뻔한 것도 있어서, 정말 개발자로 취업 같은 것을 하려는 사람들은 몇 가지에만 익숙해지면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3. Node.js
듣는 건 역시나 빠르게 들을 수 있다. 근데 앞의 강의들과 다르게 좀 외워야 하는 것들이 많아진다. 그리고 세팅해야 할 것들이 한층 많아진다. 한 3일 들었나, 반쯤 들은 거 같은데 처음으로 다음 수업이 두려워지고 있다. ㄷㄷ (외우는 거에 취약한 편) 파일 간에 왔다 갔다 하면서 작성해야 하는 부분이 조금 정신이 없다. JavaScript 때부터 느꼈지만 코딩은 약간 괄호 지옥 느낌? 언어 개발한 사람이 참 최선을 다해서 간결하게 한 거겠지 싶지만.. 중괄호 안에 중괄호 안에 중괄호 안에 소활호. 약간 어질어질하다. (한눈에 알아보기 힘들어서)
지금까지 서버 개발자님들이 어떤 종류의 고민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 기분이고, SQL 같은 것을 다룰 때 내가 봤던 표들이 왜 다 쪼개져있는지 이해를 했다.
남은 수업이 조금 두렵지만 후딱 배우고 간단한 서비스 나도 만들고 싶다. 어서어서 다 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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